텃밭이 30년 교직보다 더 솔직하더라구요
다정한 이웃·6월 22일·조회 3
은퇴하고 텃밭을 시작한 게 6개월쯤 됐어요.
처음엔 흙 만지는 게 낯설었는데
지금은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발이 가네요.
30년 가르치면서 늘 "빠른 결과"에 익숙했어요.
수업 준비하면 다음 날 결과가 보이고
시험 문제 내면 채점하면 되고
진로 상담하면 그 아이 얼굴에 반응이 바로 나왔어요.
텃밭은 그게 안 되더라구요.
씨앗 심어도 일주일은 그냥 흙이에요.
물 줘도 아무 일 없는 것 같고.
조급해서 들여다보면 오히려 뿌리가 상하더라구요.
그런데 가만 기다리면
어느 날 아침에 싹이 올라와 있어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60년 살면서 처음 배운 인내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기다려라, 천천히" 말하면서
정작 저는 빠른 피드백에만 익숙했던 거죠.
지금은 텃밭 보면서 생각해요.
가르치는 것도 사실 이런 거였겠구나.
내가 심은 씨앗이 언제 올라올지
모르면서 기다리는 일이었겠구나.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어떻게 기다리는 법 배우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