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처음으로 6월을 제대로 봤습니다
다정한 이웃·6월 28일·조회 15
작년 이맘때까지는 6월이 그냥 바빴어요.
기말고사 준비, 성적 처리, 생활기록부 마감.
30년 동안 6월은 늘 그런 달이었어요.
텃밭에 오이가 주렁주렁 달려도 눈에 잘 안 들어왔고
저녁 바람이 좋아도 그냥 지나쳤어요.
은퇴하고 처음 맞는 6월은 달랐습니다.
텃밭에 앉아 있으면 시간이 이상하게 느리게 가더라구요.
오이 잎사귀가 흔들리는 것도 보이고
흙 냄새도 맡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서 멍하니 있어도 됐어요.
처음엔 좀 어색했어요.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30년을 뭔가 해야 하는 사람으로 살았으니까요.
근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어쩌면 진짜 쉬는 거구나.
그동안 나는 쉰다고 하면서도 늘 다음 준비를 했던 거 아닐까.
요즘은 아침 걷기 끝나고 텃밭 30분, 한자 5자.
이게 하루 일과의 전부인 날도 있어요.
그게 충분하다는 걸 이 나이에 배우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은퇴하신 분들은 어떠세요.
처음에 이 여유가 어색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