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한자 공부 시작한 이유
다정한 이웃·6월 19일·조회 3
은퇴하고 첫 해 봄에 한자 공부를 시작했어요.
국어 교사 30년 했으니까 한자를 모를 리 없는데
돌아보면 수업할 때 늘 "이 한자는 이렇게 읽어요"만 가르쳤지
천천히 글자를 들여다본 적이 없었어요.
그냥 도구처럼 썼던 거죠.
은퇴하고 나서 시간이 생기니까 오래된 책 몇 권을 꺼냈어요.
고등학교 때 쓰던 한자 교재까지 나왔는데
눈에 익은 글자들인데도 의미를 다시 보니까 새롭더라구요.
예를 들어 배울 學이라는 글자.
뜰 안에 아이들이 손으로 무언가를 익히는 모습이 담겨 있어요.
30년 동안 그 글자를 수백 번 썼는데
그림이 들어 있다는 걸 은퇴하고 나서야 제대로 봤습니다.
하루 5자씩. 뜻·소리·부수·획순을 천천히 적고 있어요.
6개월이 지났는데 300자 가까이 됐네요.
빠르지 않지만 하나씩 내 것이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가르치다 보면 정작 자기 것은 나중이 되는 게 있어요.
한자가 저한테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 나이에 다시 배우는 게 늦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면 지금이 처음으로 제대로 보는 때인지도 모르겠어요.
한자나 다른 공부 새로 시작하신 분 있으시면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