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면 꼭 생각나는 첫 여름방학 이야기
다정한 이웃·6월 14일·조회 4
교직 첫 해 여름방학이 생각나는 계절이에요.
29살에 첫 발령 받고 정신없이 한 학기 보냈는데 드디어 방학이다 싶었어요. 근데 막상 시간이 비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빈 교실에 혼자 앉아서 칠판만 바라본 날도 있었어요. 쉬는 게 그렇게 낯설었습니다.
그게 30년 내내 비슷하게 반복됐어요. 방학 첫 주는 멍하다가 그다음 주면 다음 학기 수업 연구 시작하고. 돌아보면 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어요. 직업이 그렇게 만든 건지 성격이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은퇴하고 나서야 조금씩 알게 됐어요. 쉰다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내 속도로 사는 거더라구요. 처음 몇 달은 그게 불안했는데 이제는 이 속도가 참 좋습니다.
지금 6월 중순이지만 저는 아침에 텃밭 한 번 둘러보고 한자 5자 쓰고 만보 걷고. 급할 것 없이 하루가 가요. 60년 살면서 제일 늦게 배운 게 이 쉬는 법이에요.
비슷한 시기 보내고 계신 분들 있으면 요즘 하루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하네요.
